Friday, June 28, 2013

5. 그럼 런던으로

민섭선배와의 만남 이후 막연히 뉴욕으로 떠나겠단 생각이 런던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어느덧 종강이 다가왔고 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티켓과 몇달간의 체류비로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집근처에 있는 옥수수전분생산공장에서 경비로 일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세번은 밤을 새야 하는 일이었지만 시간대비 보수도 좋고 식사도 제공되며 집에서도 가까워 여러모로 아르바이트로써 제격인 일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한달에 140만원정도를 저축할 수 있었고 계획대로 된다면 6개월 뒤 출국할 수 있을터였다.

그렇게 경비로 일한지 한달정도가 지났을 쯤 호석이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호석이형은 학번상으론 3학번 후배였지만 마케팅쪽에서 꽤 일하다가 학교에 들어와 사실상 업계 선배였다. 좋은 취직자리가 있는데 면접 볼수있겠냐는 전화였다. 연봉도 괜찮고 광고대행사로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 했는데 순간 욕심이 났다. 광고를 전공하며 졸업 후 멋지게 광고회사에 다니는 모습을 꿈꿔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허나 호석이형한테 현재 준비하고 있는것에 대해 설명하며 감사한 제안이지만 면접보는 것은 어렵겠다는 대답을 전했다. 아쉽긴 했지만 소개받아 들어간 일자리라면 쉽게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았고 그동안 준비해온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물론 좋은 조건의 제안을 통해 내 가치를 인정 받은것은 기쁜일이었다. 이 일을 통해 내 결심이 얼마나 단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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